[ABCD]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vol.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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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출신 건축가의
좌충우돌 커리어 전환기
#뉴요커 #매력콧수염 #커리어전환 #빈티지사랑 #스페셜리스트보단제너럴리스트
스페셜리스트 VS 제너럴리스트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고민이죠.
여기, '건축가'라는 스페셜리스트에서 '디벨로퍼'라는 제너럴리스트의 삶을 선택한 사람이 있습니다. 뉴욕을 떠나, SK디앤디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뉴프런티어본부 투자개발2 CoE의 '윌'입니다.
그는 말해요. 하나의 특출난 '능력'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더 중요해진 시대라고요.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사이에서 고민하는 디앤디언이라면, 이번 인터뷰를 주목하세요. 긴 머리 휘날리던 뉴요커, 윌의 커리어 전환기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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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장상훈)
부동산뉴프런티어본부 투자개발2 Co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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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실 텐데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처음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요청이 왔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첫 주자라고 하셔서 놀라긴 했지만, 사실 기분 좋았습니다. (웃음) 바쁘다고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선정해 주신 거다 보니 이에 대한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부동산뉴프런티어본부 투자개발2 CoE에 소속되어 계시죠. 간단하게 본부와 직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부동산뉴프런티어본부는 투자개발1 CoE와 투자개발2 CoE로 나눠져 있어요. 투자개발2 CoE 같은 경우, 좀 더 전략적으로 신규 수주에 비중을 실어서 업무가 진행된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이든과 케인 두 PL 분이 계시고, 프로젝트의 경우 주거, 오피스 등 다양하게 나눠져 있어요. 구성원마다 업무가 세부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각각의 히스토리가 있다 보니 그에 맞춰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입사하자마자 에피소드 신촌2를 맡아서 조금 더 주거에 맞춰 신규 사업을 보고 있어요. 개발 사업이라는 게, 땅을 매입하는 단계부터 준공하고, 운영하는 과정이 되게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다 보니, 거기에서 제 역할은 최앞단에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현재는 에피소드 남산 사업의 신규 부지를 매입하는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업무를 사업 부서, 유관 부서와 협업하며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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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께선 어떤 경력을 거쳐 SK디앤디에 합류하게 되었나요?
저는 원래 건축 설계를 전공했어요. 뉴욕에서 석사를 마치고, 뉴욕에 있는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일하다가 SK디앤디에 합류하게 됐죠. 보통 사업 부서에는 부동산학과나 도시 관련된 전공 분야, 경영과 경제 쪽에 계신 분들이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어떻게 보면 저는 설계에 좀 더 특화된 강점이 있었던 것이죠. 전공과 유사한 분야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케이스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부동산 업무라는 게 기획부터 설계, 개발 등 전방위를 다루다보니,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의 성격이 강한 편이잖아요.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커리어를 전환함에 있어 고민은 없었나요?
어떻게 보면 배부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스페셜리스트로서 경험을 한번 해봤다 보니, 더이상 그에 대한 욕심이 없었어요. 물론, 설계를 할 때만 해도 스페셜리스트로서 꾸는 꿈이 있었죠. (웃음) 아쉽게도 최종 단계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그 과정을 한번 경험해봤기 때문에 그에 대한 미련은 없는 상태인 것 같아요. 또한, 제너럴리스트가 되더라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잔인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산업 피라미드라는 게 있잖아요. 건축가라고 하면, 막연히 아티스트 같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현업에서는 건축가보다 디벨로퍼의 역할이 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이게 시대 정신과도 연결되는 것 같은데, 한 때는 공학도나 건축 설계 전문가들이 조명을 받던 시대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보다는 기획이나 브랜딩이 더 중요해진 시대인 것 같거든요. 테크니컬한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도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인 것 같고, 능력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perspective)이 좀 더 가치있게 평가 받는 시대인 것 같아요.
듣다 보니 설득이 되네요. (웃음) 뉴욕에서는 어떤 경험들을 하셨나요?
예전에는 나의 전공과 하는 일, 나의 미래가 정렬되어 있는 삶이었다고 생각해요. 건축 설계를 전공했고, 설계 일을 하고 있고 나중에는 이 분야에서 탑이 되겠다라는 꿈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사실 좌절이 많았어요. 석사까지는 어떻게 갔지만, 일을 시작하는 것부터는 노력만으로는 안 되고, 운도 따라줘야 하니까요. 동기들은 SOM이나 OMA 같은 건축 사무소에 취업하는데, 저는 1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아뜰리에에 있었고요. (웃음) 또한, 뉴욕 자체가 한국처럼 신축을 개발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에요. 히스토리를 중요시 여기다 보니 규제가 많죠. 대규모 건축가를 제외한 나머지는 주로 뉴욕의 오래된 건물 1층의 로비나 상가를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주로 인허가 도와주면서 콘셉트를 잡아주는 일을 했는데, 어느 순간 현타가 오더라고요. (웃음) 꿈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주말까지 나와서 일하는 저 아뜰리에 소장님이 내 미래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회의가 들었죠.
커리어 전환이 필요한 시기였네요.
제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또 가족이 생기다 보니, 자아 실현도 좋지만, 회사에서 좀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전에는 제 꿈을 위해 노력한 시간 대비 효율성 있는 결과가 아니었고, 돈도 마찬가지였어요. 지금은 물론 바쁘긴 하지만, 금전적으로 이전보다 나아졌고, 제너럴리스트로서 넥스트 스텝이 기존보다 더 열려 있다고 생각해요. 깊지는 않지만, 설계도 알고, 대충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반적인 걸 경험했다 보니 좀 더 융통성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미련이 없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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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올해 첫 개발 수주를 따내셨죠. 지난한 과정이셨을 것 같은데, 에피소드 남산 수주 건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궁금해요.
아시다시피 부동산 시장이 지금 하락세인 상황이에요. 단순히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경제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여러 요인들로 시장이 좋은 상황은 아니었죠. 회사에서도 지난 3년간 신규 사업에 관한 갈증이 있었지만 어려움이 있었고요. 남산 건 같은 경우에는 일단 기존 에피소드가 GBD(Gangnam Business District)에도 있고 대학 권역에도 있고, 성수에도 있는데 CBD(Central Business District)에는 없었다 보니, 입지적으로 확장하자는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는 사업이었고, 상권 핵심지에 자산을 확보하는 관점에서도 중요한 프로젝트였어요. 원래는 작년에 한 번 매입하려고 추진 했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부동산 경기가 살짝 꺾이기 직전이어서 가격이 높은 감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추진해보고자 했는데, 당시 경영진 쪽에서는 조금 기다려보자는 의견이셨어요. 시장이 악화된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리스크를 짊어지는 건 아닐 수도 있다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경영진 분들의 혜안이 있었던 것 같아요. (웃음) 그 뒤에 경제가 점점 안 좋아지다 보니, 매수에 도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저희의 경우, 임대주택이라는 하나의 옵션이 있었고, 좋은 입지이다 보니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죠. 유동인구도 많고 심지어 관광객들도 많은 곳이기 때문에 속된 말로 ‘에피소드에 입주할 400명도 못 찾을까?’하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도전한 거죠.
수주를 따 내셨을 때의 심경은 어떠셨나요? 됐다는 성취감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사실 일이라는 게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와줘야 되는 것 같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저희 PL님과 함께 일하고 있는 레이첼 등 원팀으로 일하면서 많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 회사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웃음) SK디앤디에서 일하시면서 느끼는 회사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제가 지나온 삶에 근거해 현재를 평가하게 되잖아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전의 삶보다는 확실히 지금 회사에서 일하는 게 자유롭고 좋아요. 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분위기에서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고요.
반대로 일하시면서 어렵거나 힘든 부분이 있다면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제가 꼰대일 수도 있지만 일이 많다고 힘들진 않아요. 할 일이 많고 일정이 바쁜데 워라밸 챙기는 건 아닌 것 같거든요. 그 외적으로 힘든 건, 조직 문화나 사람일 수 있을텐데 지금 함께 일하는 분들이 다 좋으시다보니, 그런 점에서 힘든 부분도 딱히 없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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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모범 대답인데요? (웃음) 그동안 일하시면서 성장했던 경험이 있나요?
과거에 나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삶이 조금 더 자기주도적, 자기완결적이라는 느낌은 들어요. 예전에 설계사에 있었을 땐, 뭐든 클라이언트 일정에 맞춰야 했고, 주도적으로 디자인을 하지도 못했어요. 지금은 PM으로서 사업을 검토하고, 위에 제안하고, 설득해가는 방식이다 보니 제가 조금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아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어떤 계기가 있어서 성장했다기 보단, 그냥 제 업무와 환경 자체가 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계속 되어주는 것 같아요. 좀 더 능동적인 자세로 업을 대하다 보니 책임감도 생기고, 더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고요.
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윌만의 방식이 있다면요?
제가 사실 극 P라, 세부적으로 계획을 짜서 일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마치 어두운 동굴의 출구만 달랑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요. (웃음) 일정은 계속 머릿속에 있지만, 그날그날 생각나는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라, 효율적으로 일하는 편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저희 파트에서 매일 데일리 업무를 작성해요. 오늘 출근해서 어떤 업무를 할 건지 구성원들끼리 작성하고 공유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극 P인 제게는 그나마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인 것 같아요.
회사 밖에서의 삶도 궁금해요. 최근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이 있나요? 쑥스럽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웃음) 쑥스럽다고 말하는 이유는 저 스스로가 트렌디하게 옷을 입는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단순히 의류나 신발을 좋아한다기보다 트렌드의 흐름을 읽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패션 의류이든, 가구이든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거나, 요즘 뜨는 브랜드가 있으면 그런 것들의 히스토리나 브랜딩하는 방식을 좀 유심히 살펴보게 돼요. 우리가 계획하는 임대주택이나 오피스 등에도 이런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기존에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서 나아가 서브 컬처의 형태로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저희가 가지고 있는 에피소드 같은 브랜드에서 그런 것들을 좀 풀어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푹 빠져 있는 게 있나요?
빠져 있는 건 빈티지. 구제 이런 것 보다는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들에 대해 찾아보는 걸 좋아해요. 빈티지 가구나 이런 것들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만,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지금 유행하고 있는 것들도 사실 오리지널리티에서 재생산된 것들이 많아요. 그런 가치 있는 디자인을 보면서 저만의 안목을 키워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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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는 SK D&D의 조직문화인 ABCD(A Better Company D&D)의 일환이기도 한데요, 윌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인지 궁금합니다.
일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게 좋은 회사인 것 같아요. 보상이라는 게 누군가에게는 돈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성장이나 인정, 성취감 같은 것일 수도 있겠죠.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보상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돈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단 같이 해 나가는 프로젝트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가 저에겐 더 중요한 것 같아요.
ESG Part에서는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합니다. 앞으로 회사에서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나요?
그동안엔 여유가 없어서 동호회 활동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전부터 막연하게 스케이트보드 동호회를 만들어보고 싶단 생각을 해왔어요. 사실 탈 줄 모르는데, 그동안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자는 뜻에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웃음) 평소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인 슈프림(Suprem)을 좋아하는데요, 적어도 슈프림을 좋아한다면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나도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연락주세요! (웃음)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단은 올해 신규 수주 건을 잘 안착시키는 게 1차적인 단기 계획일 것 같아요. 중장기 계획이라고 하면 조금 더 에피소드를 임대주택 브랜드로 잘 안착시켜야 하는 미션이 있고요. 거기에서 제 역할은 가치가 있는 입지를 발굴하고, 신규 사업까지 잘 이끌어내는 것이 되겠죠. 그 과정에서 지금처럼 노력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싶습니다.
글. 이캐리(이봄)
사진. 최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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