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D]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vol.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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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와 다이버 사이
#사회공헌 #ESG #씨앗을뿌리는사람 #다이버 #해녀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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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는 기다림에 익숙합니다.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우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다이버 역시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바다가 곁을 내줄 때까지, 진짜 얼굴을 보여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만 하거든요.
오늘 만날 디앤디언은 그 기다림의 시간을 기꺼이 견디는 사람입니다. 내 일이 언제 꽃을 피우고 어떤 열매를 맺을지 알 수 없어도 계속해서 씨앗을 뿌리는 사람. 자연의 시간이 쌓아 올린 아름다움과 평화를 삶 속에서 오래도록 지키려는 사람. 그는 매일 도전하고 때로는 실패하지만 자기 앞의 일과 삶을 묵묵히 가꿔 나갑니다.
ESG Part에서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하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원사와 다이버 그 사이 어딘가. 향해가는 것만으로 충분한 삶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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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하니! 페퍼의 지목으로 인터뷰를 하게 되었어요.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많이 당황했어요. 사실 제가 인터뷰 애독자인데, 그동안 나왔던 분들이 다들 너무 대단해 보였거든요. 자기만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사람, 업무 경력이나 인생의 흐름이 독특한 사람… 뭔가 자기만의 서사가 있다고 할까, 삶의 목적을 따라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죠. 그런데 저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라, 할 말이 별로 없을 것 같아 걱정이에요.
그런 걱정이라면 괜찮아요. 다들 처음에는 그렇게 이야기했거든요. (웃음) 먼저 소속된 팀과 직무,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ESG 파트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거버넌스(Governance)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risk를 헷지hedge하고 기회를 창출하는 경영 활동이에요. 그중에서도 사회공헌은 말 그대로 기업이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 선의로 하는 활동이죠. ESG 파트에 소속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사회공헌과는 결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ESG는 경영 전략에 가깝지만, 사회공헌은 기업의 선의와 문화가 더욱 많이 반영되는 활동이거든요. 사회공헌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하나는 기부금을 통해 사회공헌 사업을 운영하는 프로그램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구성원 참여 봉사활동이에요. 디앤디만이 할 수 있는, 디앤디만의 특화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 중에 있고,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ESG와 사회공헌을 다르게 느낀다고 하셨는데, 다른 회사에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회사에서 사회공헌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지에 따라 조직 구조와 운영 방식이 달라져요. 본의 아니게 회사를 많이 옮겼는데, 처음엔 인사팀에 있었어요. 그 회사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기업문화 활동의 일환으로 봤어요. 구성원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봉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였고, 그런 문화가 이미 구성원들에게 내재화되어 있었죠.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활동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KPI로도 운영됐어요. 봉사활동을 몇 시간 이상 해야 한다는 기준도 있었죠. 직전 회사에서는 홍보팀 소속이었어요. 그 회사는 사회공헌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제고하려는 목적이 있었어요. 어떤 재단과 협약을 맺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리는 일부터 수혜자와의 만남 자리까지, 홍보 콘텐츠나 행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죠. 지금은 ESG 경영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 회사처럼 사회공헌 기능을 ESG 부서에 두는 회사들도 생겨나는 추세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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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에서 일한 지 만으로 2년이 지났죠. 어떤 계기로 입사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보통 경력직은 원래 자리에 누군가 나가면 그 자리를 채우는 방식으로 채용이 되잖아요. 그런데 당시 디앤디에는 사회공헌 포지션이 아예 없었어요. 기존에 ESG가 환경이나 거버넌스 대응 중심이었다면, 디앤디는 사회적 가치, 즉 SK 그룹이 추구하는 SV(Social Value)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비중을 넓히고 싶어 했고, 그 과정에서 신규 포지션을 만든 거죠. 없던 일을 만들어가는 데에 매력을 느껴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없던 일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어요?
늘 새로운 걸 좋아해요. 해보지 않은 것을 경험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거든요. 그런 이유로 입사했는데, 사실 새로운 걸 찾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웃음) 사회공헌은 정답이 있는 영역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자립이 필요한 아이들을 도와주거나 교육하는 건 좋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시니어를 지원하는 건 덜 좋다’ 이런 식의 가치 판단이 가능한 영역이 아니죠. 회사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는데, 그 방향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 생각보다 더 어렵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2023년 당시 ESG는 굉장히 뜨거운 이슈였죠.
맞아요. 한국 사회 전반에 ESG 붐이 일었고,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ESG 전략을 도입하던 시기였어요. 물론 지금은 여러 글로벌 이슈로 인해 ESG에 대한 시선이 조금 달라지긴 했어요. 미국에서는 그린워싱Green Washing (실제보다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과장하는 행위) 논란이 있었고, 이후 일부 기업들은 ESG라는 단어를 아예 자사 홈페이지에서 지우기도 했죠. 2030년 목표*를 철회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기후 위기는 여전히 심각하고,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달성하는 넷제로(탄소중립)를 실현하기 위하여, 2030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 약 40%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 140개국이 넷제로 목표를 발표했거나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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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분야에서 일하게 된 이유가 있었어요?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평범한 취준생 생활을 하면서 빨리 취업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막연히 ‘인사팀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그룹 공채에 지원했는데, 운 좋게 인사팀에 배치됐죠. 그런 경우 특정 직무에 특화되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을 뽑은 뒤에 순환 배치를 하잖아요. 채용 업무를 희망했지만, TO가 없어서 처음 맡게 된 일이 주총과 이사회 관련 업무였는데, 저랑 너무 안 맞더라고요. (웃음) 법규와 기한 등 체크리스트를 하나하나 점검해야 하는 프로세스가 한없이 어렵게만 느껴졌죠. 그러던 중 회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을 하게 되면서, 보직 이동 기회가 생겼어요. 당시 인사팀 안에 있던 사회공헌 업무를 흥미롭게 느끼던 터라, 사회생활 4년 차에 사회공헌 업무로 전환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건, 하니와 잘 맞는다는 뜻이겠죠?
그럼요. 항상 즐겁기만 한 건 아니지만, 특수성이 있는 업무예요. 같은 일을 하면서도 변화가 생기고,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죠. 가장 큰 장점은 대부분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간다는 점이에요. 현장의 분위기가 늘 따뜻하고 밝아요. 처음엔 봉사활동을 꺼리거나 의무감만으로 참여했던 구성원들도 막상 끝나고 나면 ‘생각보다 재밌더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걸 느꼈다’라는 반응을 많이 주세요. 이후에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시는 분들도 있고요. 수혜 기관에서도 감사의 표현과 말씀을 많이 해 주세요. 함께한 사람들의 긍정적인 말에서 큰 성취감을 느끼고, 그게 제가 이 일을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아요.
주로 혼자 일하는 것 같은데, 외롭지는 않나요?
사실 사회공헌 업무는 회사가 클수록 담당자가 많아지고, 규모가 작을수록 한두 명이 맡는 경우가 많아요. 원래도 혼자 일하는 환경에 익숙한 편이었죠. 대신 외부 이해관계자와 연결되는 일이 많아요. 비영리 법인이나 소셜 벤처, 스타트업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하기 때문에, 손이 부족하거나 외롭다는 느낌은 별로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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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들과도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죠.
아무래도 다른 구성원에 비해 기회가 많아요. 한 번 참여한 분들이 계속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익숙한 얼굴들이지만요. (웃음) 구성원들은 업무 시간을 빼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거잖아요. 그 시간에 누가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기에 억지로 독려할 수도 없죠. 선의로 참여해 주시는 구성원들께 늘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만이 아니라, 봉사자도 스스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해요. 모든 구성원이 최소 연 1회 이상은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게 작은 목표이고요. 그런 경험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씨앗을 뿌리듯요.
씨앗을 뿌린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에요.
씨앗을 많이 뿌려둬야 그중 하나라도 싹이 트고, 언젠가는 크게 자랄 수 있으니까요. 잘 자랄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우선은 최대한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죠. 물론 씨앗을 아무리 정성껏 뿌려도 짓밟히기도 하고, 아예 땅이 잘못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웃음) 그래도 뿌려야죠. 언제 자랄지도 모르고, 어떻게 자랄지도 모르지만, 제 노력이 그냥 흘러가는 건 아니라고 믿어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계속해 나가고 있어요.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올해 디스커버리 그룹의 공동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경상북도 울진군에 ‘지관서가’라는 인문복합공간을 조성한 일이 기억에 남아요. 지자체가 제공하는 유휴공간에 도서관과 카페 등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서 지역민들이 인문, 사회, 철학 등에 대해 사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부 활동이었죠.
울진군은 기차역이나 공항이 없는 지역이라 수도권에서 접근하기가 불편해요. 게다가 지관서가가 조성된 금강송숲길 지역은 깊은 산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공사가 한층 더 어려웠고요. 그 원격지라는 특징을 살려 ‘숨, 쉼’이라는 테마를 잡았고, 전국 11개의 지관서가 중 가장 명상과 가까운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금강송은 예전부터 궁궐을 짓는 목재나 왕의 재궁(관)으로 쓰일 만큼 한반도 최고의 나무로 꼽히는데, 울진군이 바로 금강송의 최대 군락지예요. 빼곡하게 자리한 금강소나무를 통해 대자연이 주는 숨과 쉼을 느낄 수 있는 명소가 될 거로 기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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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눠볼게요. 운동을 참 다양하게 하시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새로운 건 다 좋아해요. 늘 궁금한 게 많고, 꼭 경험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서요. (웃음) 테니스, 골프, 필라테스 등 여러 가지 운동을 경험했고, 최근에는 다이빙에 푹 빠져 있어요. 관심사가 자주 빠르게 바뀌는 편인데, 다이빙만큼은 꾸준히 오래 하고 싶어요. 평생 가져갈 인생 취미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요. 하반기에는 프리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예요.
다이빙에 진심이군요. (웃음)
엄청나게 진심이죠. (웃음) 강사 자격증을 따서 부업하려는 건 아니고요. 프리다이빙은 안전이 무척 중요해서 꼭 강사와 함께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 때문에 초보자들에게 장벽이 높아요. <어푸어푸>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데, 프리다이빙을 시작하려는 회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가 직접 안내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바다에서 느끼는 자유로움, 물속에서 내 숨소리와 물소리만 남아 있는 평화로움을 정말 좋아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 감정을 꼭 전해주고 싶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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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를 이토록 진심으로 만든 다이빙의 매력이 뭔지 더 궁금해지네요. 무섭지는 않나요?
물속에 들어간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있지만, 그 안에서 바다를 관찰하는 경험이 아주 특별해요. 무섭지는 않아요. 오히려 뭐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더 크죠. 겁이 없는 편이어서인지, 그런 미지의 세계가 진짜 좋아요. (웃음) 다이빙은 꽤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제가 주로 하는 건 프리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이에요. 프리다이빙은 숨을 참고 물속에 들어가는 방식이고, 스쿠버다이빙은 공기통을 메고 들어가는 방식이에요. 이 두 가지가 가장 대표적이고, 머메이드 다이빙처럼 아쿠아리움 공연에서 볼 수 있는 형태도 있고, 핀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 등 다양한 종목이 있어요. 각각의 기술과 목적이 달라서 더 다채롭죠. 바다 생물을 관찰하고 오랜 시간 물속에 머무르며 탐험하고 싶다면 스쿠버다이빙이 적합하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명상하듯 집중하고 싶다면 프리다이빙을 추천해요. 생각보다 안전하고, 제대로만 배운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랍니다.
바다 생물 관찰과 명상이라니, 흥미로워요!
발리에 놀러 갔을 때 요트에 매달려서 바닷속에 얼굴을 박고, 돌고래를 보는 요트 투어를 한 적이 있는데, 너무 놀랐어요. 수족관에서 보던 돌고래의 귀여운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바닷속의 돌고래는 빠르고, 멋있고, 자유로웠죠. 30마리가 떼 지어 다니는 모습도 장관이었어요. 그걸 보고 나서 인간의 욕심으로 동물권이 침해되는 현실에 대해 인지하게 됐고, 바다를 더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바닷속의 아름다운 산호 군락은 길게는 수백 년에 걸쳐 자라나는데, 인간의 활동으로 그걸 망치는 데는 1~2년도 안 걸린대요. 내가 무심코 바른 선크림 때문에 산호가 죽는다는 걸 알게 되면, 우리가 지구에 남기는 흔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돼요. 어쩌면 그 경험이 제 환경에 대한 인식을 확 바꾼 셈이에요. 제 업무와도 연관 지어 생각해 보게 되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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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 고래상어 등 신비로운 바다 생명체들과 교감 중인 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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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는 더 나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ABCD(A Better Company, D&D) 활동의 일환이에요. 하니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는 어떤 모습이에요?
잘은 모르겠지만, 재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꼭 일이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뭔가를 할 때 설렘과 기대가 생기는 환경이요. 내가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 때 ‘굳이 그걸 왜 해?’라는 반응보다는, ‘그래, 한번 해보자’라고 말해주는 분위기. 작은 아이디어라도 존중받을 수 있고, 내가 여기서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느껴지는 곳. 그게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곧 좋은 회사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회사는 어때요?
우리 회사는 전반적으로 볼 때, 구성원들의 시도를 막지는 않는 것 같아요. 기회를 열어주고, 그 안에서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편에 가깝죠. 다만, 그 기대가 조금 더 명확하게 보이고, 구성원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가 더 깊이 정착됐으면 좋겠어요. 내가 여기서 뭔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기는 회사, 그게 제가 바라는 디앤디의 모습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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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이에요. 일에서든, 삶에서든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업무적으로는 디앤디의 사회공헌 테마를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 올해 가장 큰 목표예요. 사실 그걸 만들기 위해서 입사했는데, 아직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서 늘 마음속 숙제처럼 남아 있거든요. 올해는 그 테마를 꼭 확실하게 만들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언젠가는 환경 관련 비영리 법인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우스갯소리로 ‘은퇴하면 해녀가 되겠다’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만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고 싶어요. 살아가면서 환경에 영향을 안 줄 수는 없지만,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이빙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깊어졌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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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옷을 정말 좋아하는데, 알고 보니 옷이 엄청난 환경 쓰레기더라고요. 우리가 버린 옷들은 보통 가나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가는데, 전 세계에서 2주에 한 번씩 가나의 인구수만큼 옷이 들어온대요. 사실상 기부라는 명목으로 옷을 버리고 있는 셈이죠. 옷 좋아해서 맨날 옷 사고, 여행도 좋아해서 비행기 타면서 탄소 배출도 많이 하지만, 제 마음 다른 한편에는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어요. 언젠가는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도 오랜 꿈이죠. 그런데 고기는 너무 맛있고…(웃음)
이게 항상 제 딜레마고, 이 딜레마를 좁혀가는 게 제 삶의 방향인 것 같아요. 비록 하루는 지키고, 하루는 못 지키는 삶이지만,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분명 즐거운 여정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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