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D]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vol.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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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개척자, 벨라의 재밌는 건 참을 수 없어
#카지노딜러 #감사는도전의연속 #스쿠버다이버 #재밌는건참을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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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도박은 인생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매 순간 선택하고, 선택의 결과를 책임져야 하니까요. 그러고 보면, 결국 우리는 우리가 한 무수한 선택에 이끌려 지금 이 자리에 와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건축가, 스타트업 창업자, 과일 장수, 매거진 에디터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디앤디언이 많습니다. 오늘 만나볼 주인공 역시 독특한 경력을 지니고 있어요. 바로 카지노의 꽃, 딜러입니다.
직무 탓일까요? 오늘의 주인공은 어딘가 모르게 베일에 싸여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회사에서의 부캐는 어딘가 단정하고 야무져 보이지만, 그녀의 본캐는 부끄러움과 웃음이 많아요. 이런 반전 매력을 가진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내부통제 Part의 벨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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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벨라! 브로디 지목으로 인터뷰이가 되셨어요. 처음 연락드렸을 때 어떠셨나요? (웃음)
처음 캐리께서 연락 주셨을 때 너무 당황한 나머지 답장을 못 드리고 읽씹하던 중이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캐리에게 딱 걸려서 엄청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 (웃음) 브로디와는 동갑내기여서 빨리 친해졌어요. 항상 유쾌하고 든든한 동료라 ‘엄마’ 같이 의지하고 있죠.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이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이 됐어요. 그럼에도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용기 내주셔서 감사해요. 현재 감사 업무를 하고 계시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감사’라는 직무는 회사에서 정의하기 나름이라, 조금씩 그 업무 범위가 달라져요. 제가 디앤디에서 하는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내부감사 업무에요. 연중 과업 계획을 세워 프로젝트로 진행하거나 정기적인 준수점검을 해요. 체계나 프로세스를 들여다보며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는 업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들여다보는 과정이 괜히 딴지를 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웃음) 두 번째는 윤리경영 업무입니다. 자경단이라는 그룹 감사조직에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연중 과제들로 구성되어 있고, 온라인 교육이나 워크숍을 진행해요. 연말 서베이를 통해 윤리경영 활동에 대한 구성원분들의 생각을 체감할 수 있어서 어떻게 보면 기업문화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보 조사가 있어요. 회사 또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 업무입니다. 조사 관련해서 말을 아껴야 하다보니 베일에 싸여 있다는 인식이나 거리감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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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조사 관련 프로세스는 보통 어떻게 되나요?
윤리경영 시스템 내에 정해진 프로세스가 있어요. 우선 제보가 접수되면 디앤디 직계 상위 계열사에 모두 공유됩니다. 첫 단계로 접수 검토를 하는데, 접수된 제보 내용의 조사 필요성을 검토하고 판단하는 과정이에요. 단순 비방 등 조사 대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엔 이 단계에서 걸러지죠. 접수검토 단계를 통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된 제보 건은 기초조사, 본조사 단계를 거칩니다. 조사 과정에서 내부보고 뿐만 아니라 자경단과 상위 계열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사 내용을 반복적으로 논의 및 검토하고 그 이후에 비로소 조사 종결 처리 및 후속 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어요. 각 단계별로 수행 기한과 보고 양식이 존재하는 튼튼하고도 엄격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후속 조치의 경우, 일반 구성원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부쳐지나요?
작년 윤리경영 서베이에서도 가장 많이 나왔던 구성원분들의 목소리가 조사 후속 조치 공지에 대한 요청이었어요. 당연한 요청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인원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의 사정상 제보자 보호와 구성원의 알 권리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어요. 이에 대해 경영진께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시고, 앞으로는 공개 가능한 사안을 판단하여 가급적 공개하자는 쪽으로 무게가 많이 실리고 있는 편이에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감사 Part에서 내부 통제 Part로 옮기게 되셨어요. 어떤 이유로 두 조직이 합쳐졌는지 궁금하더라고요.
현실적으로는 분할에 따른 조직 슬림화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내부 회계업무는 업무체인별 적절한 프로세스 구축과 운영을 확인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감사 업무와 상통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두 부서 업무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통합을 결정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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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는 어떤 경력을 거쳐 디앤디에 오게 됐나요?
저는 관광회사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다 디앤디로 오게 됐어요. 이전 회사에서는 영업과 법무, 감사직무를 차례로 경험했습니다.
영업과 법무, 감사를 두루 거치셨네요. 어떤 업무가 가장 잘 맞던가요?
감사히도 여러 직무를 경험할 기회를 가졌는데, 영업부에 있을 때 너무 재밌게 지내서 천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법무로 직무를 변경했는데 이것도 재밌길래 아, 이건가 보다 했죠. 근데 감사는… (웃음) 하면 할수록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곤 해요. (웃음) 아무래도 제가 감사 직무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자, 업무 능력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 더 그런 것 같아요.
어떤 고민인가요?
감사 일이라는 게 매번 도전의 연속이에요. 일전에 감사인의 업무 자질을 얘기해주신 선배가 계셨어요. 현장의 업무를 현업자들만큼 잘 알든, 아니면 관련 법령 등 지식을 현장에 있는 사람보다 많이 알든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요. 사실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현업 구성원분들만큼 전문성과 이해도를 가질 수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관련 법령이나 지식을 최대한 많이 공부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제 자신이 잘은 커녕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고민이 들 때가 많아요.
감사 일도 매번 도전이 필요한 일이군요. 디앤디에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작년에 자회사 관리 체계를 점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저는 DDI를 맡았는데, DDI가 부동산투자회사의 위탁운영을 하는 자산관리회사잖아요. 부동산투자회사법상의 규정과 국토교통부의 관리 감독 등 특징이 많은 회사라, 관련 법령과 프로세스를 ‘공부’해 나감과 동시에 ‘점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법령체계나 업무내용 등 어려운 부분에 부딪힐 땐 담당자를 찾아뵙고, 관련 설명을 요청드리면서 염치불고하고 이것저것 여쭤보기도 했어요. 저는 일하다 판단이 서질 않거나 답을 찾기 어려울 땐, 솔직하게 조언을 얻거나 논의하면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편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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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솔직하게 말하는 게 무척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그동안 일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이 이야기를 할지 말지 고민했는데 제 얘기가 너무 재미없는 것 같아서.... (웃음) 사실 제가 이전 회사에서 카지노 딜러 경험이 있어요.
와, 카지노 딜러요?
이런 반응이실 것 같아 그동안 이야기를 못 했어요. (웃음) 카지노는 분초를 다투는 현장이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일이 많았어요. 혹시 드라마 <카지노> 보셨나요? 거기 보면 극 중 이혜영 배우가 테이블에 납작하게 엎드려 카드를 후- 하고 부는 장면이 있어요. 그걸 보면서, ‘아, 이 작가님 공부 많이 하셨구나’ 했죠. (웃음)
딜러 일은 어땠나요?
무척 재밌었지만, 아무래도 감정 노동이 포함된 터프한 일이었어요. 저는 사실 되게 평범하게 자라왔잖아요. 평범하게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하고서 취업을 했는데, 그동안 제가 살던 세상에서 만날 수 없던 다양한 사람들을 겪게 된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정말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이전보다 상황이나 감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단단해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살면서 언제 또 그런 재밌는 경험을 해보겠어요. (웃음)
딜러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들려주세요. (웃음)
베팅이 큰 판이 진짜 재밌어요. 게임 한 판이 짧으면 10초, 15초인데, 그 한 판에 아파트 한 채 값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하죠. 그럴 땐 카드가 손에 끈적하게 달라붙어요. 긴장해서 땀이 나는 거죠. (웃음) 한번은 등산복 차림의 중국인 손님이 VIP존으로 들어왔어요. 그 분의 행색을 보고 여긴 VIP들만 입장할 수 있다고 안내해 드리러 갔는데, 갑자기 메고 있던 배낭에서 벽돌을 꺼내는 거예요. 돈 벽돌을… 그것도 여러 개...(웃음) 바로 VIP 의전을 해드렸죠. 이외에도 재밌고 신기한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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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이었겠네요. (웃음) 왠지 벨라는 일도 똑 부러지게 하실 것 같아요.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벨라만의 루틴이 있나요?
사실 저는 꼼꼼하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편인데, 많이 덤벙대는 스타일이에요. 업무 루틴이 있다면 매일 To-do 리스트를 써요. 저만의 데드라인을 두는 거죠. 사실 제가 엄청 미루는 성격이어서, 계속해서 채찍질해줘야 하거든요. (웃음)
벨라의 회사 밖에서의 삶도 궁금해요. 평소 즐기는 취미가 있나요?
저 스쿠버다이빙 합니다! 안 그래도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중 빌의 스쿠버다이빙 이야기를 읽고 정말 반가웠어요. 물 속이라는 특별한 경험과 기분을 공유해서인지 다이버를 만나면 왠지 모를 반가움부터 느껴요.
벨라가 느끼는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은 뭔가요?
물속에 들어갔을 때 제 숨소리만 들리는데, 그 느낌이 정말 좋아요. 또 자연 지형이나 귀한 생물들을 보고있자면, 한없이 겸허해지면서 지금 죽어도 좋다… 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웃음) 추위를 많이 타서 웬만하면 따뜻한 해외로 자주 나가는 편이고, 작년엔 가까운 필리핀과 일본으로 짧게 세 번의 다이빙 투어를 다녀왔어요.
스쿠버 다이빙에 진심이시군요. (웃음) 그외 빠져 있는 다른 관심사가 있나요?
작년 초부터 유기견 보호센터에 청소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어요. 처음에는 좋은 일을 해보자는 마음이 컸는데, 이제는 따뜻하고 보들보들한 걸 만지려는 저의 사심을 채우러 가는 것 같아요. (웃음) 청소는 꽤 강도 높은 노동이기도 한데, 그 시간 동안은 근심 걱정 등 잡생각이 사라지는 것도 저에게는 좋은 영향인 것 같아요.
여러모로 알차고 좋은 취미네요. 일하시면서 느끼는 디앤디의 장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영어 이름 쓰는 게 참 좋더라고요. 뭔가 저의 부캐같은 느낌이랄까요? 아침에 출근할 땐 가상공간에 로그인한다는 상상을 할 때도 있어요. 구성원이 다 같이 띠링, 하고 접속하는 거죠. (웃음) 그리고 영어 이름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직급이나 호칭에서 오는 중압감이 좀 완화되는 것 같아요. 덕분에 상급자분께도 약간 용기내어 얘기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책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1층의 지관 공간을 정말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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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벨라, 작년에 책을 내기도 했죠? <판교로 332>!
작년에 지관에서 구성원 공동출판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참가 구성원들이 각자의 주제로 단편을 써서 하나의 책으로 엮게 됐죠. 사실 책이 나왔을 때 너무 부끄러웠어요. 소문내는 동료들에게 암살시도를 하겠다고 협박하면서 비밀 유지를 요청했죠. 심지어 처음 책 나왔을 때, 제가 대출해서 한동안 쥐고 있었어요. (웃음)
어쩐지, 계속 대출 중이더라고요. (웃음) 책을 써 본 경험은 어땠나요?
저는 스쿠버 다이빙을 주제로 썼는데 글을 쓰면서 가장 좋았던 건, 같이 다이빙했던 친구들과의 추억을 세세하게 되새길 수 있던 거였어요. 쓰면서 친구들이 정말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여러모로 애틋한 시간이었어요. 글을 써 본 소감은 ‘글은 재능 있는 사람이 쓰도록 하자, 까불지 말자!’였습니다만, (웃음) 아주 소액이지만 인세가 입금되니 묘하게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어쩌다 보니, 기승전 다이빙이네요. (웃음) 벌써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으로 디앤디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제가 입사하기 두어 달 전에 디앤디에 감사 부서가 신설됐다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불과 2년이 채 안 된 부서인 거죠. 조금 냉정하게 디앤디의 감사부서가 안정적으로 기능하고 있느냐 하면, 아직까지는 당당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순 없는 것 같아요. 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구성원들이 프로세스 개선 필요성을 인지하거나 조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거리낌 없이 감사 부서에 논의하고 요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감사부서가 잘 해야죠. 구성원분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잘' 안정되는 게 우선 올해의 목표입니다. 끝으로 브로디 인터뷰의 엔딩 멘트가 인상 깊었는데요, 구성원분들이 저를 떠올리셨을 때 ‘고놈 참 괜찮은 놈이었지’의 고놈이 되고 싶습니다.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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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어떠셨나요?
좋았던 부분,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을 알려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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