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D]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vol.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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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서 삶으로 삶에서 일로, 다시 나아가는 법
#공간디자인 #워킹맘 #캠핑러 #기록의힘 #나만의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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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도 ‘워라밸’은 여전히 빼놓을 수 없는 화두입니다. 워라밸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하는 말이에요. 2023년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MZ세대 대상 기업 인식 조사’에선 36.6%의 가장 많은 사람이 취직하고 싶은 회사로 ‘워라밸이 보장되는 기업’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제 워라밸은 회사를 판가름하는 하나의 지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실상 워라밸을 찾는 것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선 정시에 퇴근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이 아니거든요. 퇴근 후에도, 미처 끝내지 못한 일과 고민거리들이 우리 앞에 유령처럼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에서 벗어나 오롯이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했다고 해도 '시간의 질', 그러니까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훨씬 중요한 문제일 수 있어요. 단순히 회사에서 얼마큼의 시간을 보내는지, 혹은 얼마나 많은 개인 활동을 하는지의 문제가 아닌 거죠. 결국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스위치를 끄고 켜듯 둘 사이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늘 만날 디앤디언은 이 워라밸의 딜레마 가운데, 자기만의 방식으로 균형을 찾아나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출근 시간보다 훨씬 일찍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동료들과 맛집 탐방에 나서기도 해요. 회사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고요? 하지만 저녁에는 자녀와 시간을 보내고 주말에는 캠핑을 떠나기도 하죠. 저는 그와의 대화 속에서, 일과 삶 둘 중 무엇도 배제하지 않고 자기의 상황과 성향에 맞는 방법대로 일과 삶을 온앤오프 하며 실천해 가는 것이, 진짜 나만의 워라밸을 찾는 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어요.
오늘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은 루시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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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박해연)
프런티어본부 공간컨텐츠 P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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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루시아! 아리의 지목으로 루시아를 만나게 되었어요. 인터뷰 요청이 왔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놀랍기도 좋기도 했어요. 아리와는 같은 본부에 있기도 하지만, 일적으로는 에피소드 용산 프로젝트를 하면서 처음 만났거든요. 이번에 같이 일하면서 많이 가까워졌죠. 제가 친근해서든, 더 알고 싶어서든 저를 떠올려주셨다는 데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프런티어본부 공간컨텐츠 Part 에서 일하고 있죠. 어떤 팀인지 소개해 주세요.
프런티어본부의 투자개발실이나 전략투자실이 앞단에서 부동산 개발을 수행하는 조직이라면, 공간컨텐츠 Part는 개발 이후 공간 기획 단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경험을 바탕으로 부동산 가치를 올리기 위해 고민하는 팀이에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나 트렌드에 민감하게 레이더를 돌려야 하는 부서죠. 저는 에피소드 주거 상품을 기준으로, 공간 경험을 만드는 과제를 맡고 있어요. 현재 에피소드 용산 오픈을 앞두고 용산 지역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반영한 주거 공간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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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면요?
예를 들면 에피소드 강남은 ‘리브 앤 워크Live & Work’, 에피소드 신촌은 ‘컬처 밍글링Culture Mingling’이라는 콘셉트가 있잖아요. 공간 상품을 세일즈하기 위해 마케팅 언어로 키워드화한 것인데, 공간컨텐츠 Part가 앞단에서 그 콘셉트가 도출될 수 있게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 공간을 사용할 사람들에 대한 이해, 임대 시 어떻게 마케팅과 세일즈를 하는 것이 메리트가 있을지 상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방향을 수립하죠. 현재로선 에피소드 업무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어디까지 맡아서 할 것인가를 팀 차원에서 숙고하고 있어요. 인원이 한정되어 있을뿐더러, 업무 특성상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유관 부서 소통이나 일정 문제로 다른 프로젝트와 멀티 플레이를 하기가 어렵거든요. 앞으로는 고객에게 상품이나 브랜드 가치를 공간을 통해 어필해야 하는 대표적인 상품을 중심으로 방향을 잡고 다른 상품까지 전파되게 하려고 합니다.
막연히 디자인 관련 업무를 하는 팀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범위가 꽤 넓네요.
공간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지만 전부 디자인을 전공한 구성원들만 있지는 않아요. 저는 주거학을 전공했고 교환 학생으로 건축학과에서 공부했어요. 졸업 후엔 실내 건축으로 경력을 쌓았고요. 그런가 하면 심리학이나 철학을 전공한 구성원도 있어요. 디자인, 기획, UX, 브랜딩 등 아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죠. 각자의 커리어를 바탕으로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 방향을 잡아가는 중이에요. 요즘 팀 회의를 할 때면 그 이야기로 2시간씩 토론을 한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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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에 입사한 지 2년 반이 넘었다고 들었어요.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는지 궁금해.
디앤디가 제 네 번째 회사예요. 첫 번째는 백화점, 두 번째는 영화관, 세 번째는 리조트 회사였죠. 세 회사 모두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운영 사업을 하는 회사였고, 디자인을 총괄하는 부서에서 디자인 담당으로 일했어요. 운영이 메인인 회사들은 보통 상품의 매뉴얼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한 운영 시스템 전반이 체계화되어 있어요. 그렇다 보니 뭔가 바꿀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요. 일하는 사람 입장으로선 새로운 걸 시도해 보고 싶어도 제약 조건이 너무 많더라고요. 저는 신규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싶어서 개발업을 중심으로 하는 디앤디에 오게 되었어요.
실제로 일해보니 어떤가요?
운영뿐 아니라 개발 관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기회가 많더라고요. 운영과 개발이 협의를 통해 뭔가를 같이 실행해 나가는 것에 대한 공감대도 잘 형성되어 있고요. 이전까지는 제 역할을 공간 디자인이라는 업역 안에서 규정지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디앤디에서는 제 역할을 단지 공간 디자인으로만 보지 않거든요. 공간을 통해 운영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는 일일 수도 있고,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인지 제 일의 영역과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스스로 역할을 고민하고 변화하는 조직에 있다 보니 익숙해질 틈이 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일을 하고 있어서 공부해야 하는 것도 많고 힘들 때도 있어요. 그렇지만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각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발전이나 성장의 경험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저희 팀은 프로젝트 하나를 완성한다기보단 하나의 과제를 받고 일을 하거든요. 즉 특정 업무에 특정 담당자를 두지 않고, 각자에게 과제를 할당하는 식으로 업무를 진행해요. 예를 들어 에피소드 신촌을 오픈할 때는 에피소드의 전반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사이트 콘셉트에 맞게 상품을 잘 만들어내는 것이 미션이었어요. 반면 작년 에피소드 용두와 문래동 프로젝트는 분양 상품 전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죠. 임대 상품이 아닌 분양 상품으로서 어떤 부분을 차별화해야 할까, 또 공간에서 ESG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차별화 요소나 방향성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건물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었어요. 하나를 콕 집어 이게 나를 성장시켰다고 하기엔 어렵지만, 그런 기획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잘 몰랐던 분야를 공부하거나, 접근하기에 어려웠던 분야에 대해 알아가고 뭔가 습득했다는 느낌이 누적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진 걸 느끼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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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나온 에피소드 브랜드북을 만드는 데도 참여했죠.
맞아요. 작년에 수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에피소드 스페이스 가이드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케이시와 함께 에피소드 전용/공용부의 스페이스 디자인 가이드에 대해 수없이 많이 고민했죠. 그걸 하면서도 생각의 틀이 많이 바뀌었어요. 인테리어와 공간 기획 업무를 거의 10년 동안 해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어떤 공간을 만들 때 자동으로 떠올려지는 공간의 씬scene이 있었거든요. 배치는 이렇게, 톤앤무드는 이렇게, 디스플레이는 이렇게. 생각이 좀 고였달까, 공간에 대한 편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가이드를 만들면서 그 생각을 아예 바꾸게 됐어요. ‘라운지 공간은 이래야 해’가 아니라 ‘라운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뭘까?’, ‘그러니까 이 공간에는 이런 게 필요할 거야’라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푸는 힘이 생겼죠. 눈에 보이는 디자인이 아니라, 글을 쓰고 무형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간다는 게 꽤 어렵더라고요. 그렇지만 끝나고 나니 제게 꼭 필요한 과정이었고, 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일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특정한 사건보다는 저희 팀원들이 떠오르네요. 팀원들과 웃고 이야기 나누면서 함께 일을 해나가는 과정들이 참 좋아요. 일하다 보면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신선하기도 하고 자극이 되기도 하죠. 가끔 팀원들과 일 끝나고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는데 그런 기억들이 에피소드로 쌓여가고 있어요. 제게 회사 생활을 버티게 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팀워크가 아닐까 싶어요. 진심으로요. (웃음) 기획 업무를 하다 보면 굴레에 매몰되어 우울감에 빠지거나 회의감이 들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팀원들과 대화를 통해 떨쳐내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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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동료들과 맛집 탐방이라니, 탐나는 팀워크네요! (웃음) 이제 화제를 좀 바꿔볼게요. 일할 때 루시아만의 루틴이나 습관이 있나요?
오랜 습관이 있다면 기록이에요. 기록을 좋아해서 다이어리와 플래너, 일기장까지 다섯 종류의 노트를 동시에 쓴 적도 있었죠. 회사에서 쓰는 노트도 많았어요. 물론 디앤디에서 일하면서 패턴이 좀 바뀌기는 했어요. 스마트워크를 하다 보니 매번 노트를 가지고 다니기 어려워서, 이젠 모바일 앱을 서너 개 정도 깔아 놓고 번갈아 가며 써요. 고민이 있을 땐 그 기록을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죠. 최근에는 일찍 출근하는 루틴이 생겼어요. 보통 5시에 일어나서 7시에 출근하고 늦어도 8시에는 와요. 예전에는 야근이 잦았어요. 그런데 야근하면 서둘러 업무를 끝내고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 탓에 그야말로 일을 쳐내기 급급해지더군요. 일에 쫓겨서 정작 집중해야 할 일을 놓치기 일쑤였죠. 하지만 일찍 출근하니까 아무도 없는 조용한 회사에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오늘 이건 무조건 끝내야겠다’, ‘오늘은 이걸 더 고민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업무의 우선순위도 생기더라고요. 물론 공식적인 업무 시간은 아니니까, 항상 회사 일만 하지는 않아요. 제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 자녀를 둔 워킹맘이거든요. 육아에 대한 고민이나 잡다한 일거리도 이 시간을 활용하는 편이에요. 사실 9시에 출근을 하더라도 어차피 아이가 자고 있을 때 나와야 해서 아이를 못 보는 건 똑같거든요. 차라리 아이가 잘 때 일찍 나와 저녁에 칼퇴근하고 저녁 시간은 최대한 아이와 함께 보내려고 해요. 감사하게도 엄마가 많이 도와주셔서 일찍 출근할 수 있고요.
아침 한두 시간의 여유가 일뿐 아니라 삶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도구가 되어주는군요. 일찍 일어나기 어렵지는 않으세요? 그래서 좀 일찍 자요. 한 10시 반 즈음? 아이가 자는 시간에 저도 웬만하면 자려고 하거든요. 다만 남편과 대화하거나 술 한잔할 저녁 시간이 줄어서 남편이 서운해하죠. 남편은 새벽 2시에 자거든요. 그런 이유로 남편과의 밸런스는 약간 깨져 있는 상태지만(웃음), 현재로선 일과 육아를 다 감당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그렇게 유지하고 있고요. 가정과 일을 잘 양립시키기 위해 밸런스를 찾는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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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으로 살면서 힘든 적도 많았을 것 같아요.
너무 힘들어서 내가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가끔 이런 생각은 해요. 제 하루는 늘 치열하고 순간순간 몰입해야 하는 타임라인으로 돌아가거든요. 반면 저희 아이는 아주 선비같이 차분하고 느린 아이예요. (웃음) 그래서 제 속도를 줄이고 아이의 템포에 맞춰서 조금은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돌이켜보면 아이 영유아기 때에는 정신없이 지나갔던 것 같아요. 하나에 몰입하면 하나를 놓치는 일이 반복됐죠. 이제 아이가 조금 크고 나니까 내가 어떻게 해야 중심을 잡고 일과 육아 사이를 잘 왔다 갔다 할 수 있을지를 더 고민하게 되더군요. 그동안은 하나의 공간을 오픈하기 위해 완벽함을 추구하고, 늘 일정에 쫓기는 일을 하다 보니 주말에도 일 고민을 멈출 수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합리화하기도 했죠. 그래서 남편에게도 아이에게도 미안한 적이 많았고요. 다만 요즘은 주말에 가족들과 캠핑을 하면서 회사에서의 삶과 가정에서의 삶을 구분하는 방법을 조금은 터득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프레드의 추천으로 캠핑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1년이나요! 주말 캠핑은 어때요? 캠핑을 시작하고 나서는 정말 일과 삶의 온오프가 확 되더라고요. 캠핑을 가면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엄청나게 써요. 텐트를 치는 것부터 물건 세팅 등 몸 쓸 일이 아주 많거든요. 계속 움직이니까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별로 없어요. 또 작은 공간에서 남편, 아이와 가까이 얼굴을 마주 보고 있노라면 온전히 그 둘에게만 집중하게 되고, 노트북, 휴대폰과 멀어지니 자연히 디지털 디톡스가 돼요. 그런 채로 자연 속에 있다 보면 확실히 리프레시가 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인지 캠핑을 다녀온 주말엔 월요병이 생기더라고요. (웃음) 원래는 일요일 밤부터 머리가 업무용으로 돌기 시작해서 월요병도 없었거든요. 주중에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고 다르게 생각해 보게 되어서 생각이 정리되는 장점도 있어요. 다른 구성원들께도 캠핑을 꼭 한 번쯤 해보시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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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는 더 나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ABCD(A Better Company D&D) 활동의 일환이에요. 루시아가 생각하는 ‘더 나은 회사’, ‘좋은 회사’는 어떤 모습인가요? 그리고 지금 우리 회사는 어떤가요?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생각해요. 하루 삼분의 일, 어쩌면 살아가는 시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잖아요. 좋은 감정을 가지고 머무르지 않으면 너무 힘든데, 일하다 보면 회사에 대해 마냥 좋은 감정만을 가질 수 없는 게 현실이죠. 그래서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힘들어도 함께 웃을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게 곧 좋은 회사 아닐까요? 그리고 회사가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나 조직 문화, 복지가 잘 갖춰져 있으면 좋은 사람들이 떠나지 않을 테니 선순환을 잘 이루면 좋겠어요. 조직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현재까지 제가 경험한 디앤디 구성원들은 다들 참 좋았어요. 저희 팀뿐 아니라 유관 부서에서 만난 구성원들까지도요. 우리 회사가 진짜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사람을 잘 뽑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웃음)
마지막 질문이에요. 일에서든 삶에서든,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나요? 저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되고 싶다거나 무엇을 이루겠다고 깃발을 꽂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단지 막연하게나마 제가 그리는 모습을 이미지로 상상하곤 하는데, 그 모습을 묘사해 보자면 이래요. 우선 언뜻 카페 같기도 하고 작업실 같기도 한 공간이 하나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브루노 메이저Bruno Major의 음악이 흐르고 있죠. 맛있는 커피와 쿠키가 준비되어 있고요. 그리고 제가 이따금 방문하는, 뭔가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공간, 그리고 다양한 경험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이에요. 상상되시나요? (웃음) 사실 웹 디자이너인 제 동생이 대흥동(서울시 마포구)에 가족 작업실을 만들겠다고 이미 선포했거든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이름도 생각해 놓았어요. 올드팍스oldpaks! 올드팍스의 시작은 저희 아빠예요. 아빠가 음악에 조예가 깊으시고 오디오와 영상 쪽에도 관심이 많으시거든요. 그 공간에 아빠의 취향이나 헤리티지heritage를 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오디오를 손보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상상하며 올드팍스라는 이름을 만들었죠. 저희 가족 성씨인 ‘박Park’이 들어간 이름이기도 하고, ‘올드 팝스old pops’와 발음이 비슷해서 여러모로 의미가 담긴 표현이에요.
멋진데요! 언젠가 현실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웃음) 매일 마음이 바뀌어서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예요. 제가 지금 북한산이 보이는 진관동(서울시 은평구)이라는 동네에서 6년째 살고 있는데, 언젠가 제가 사는 마을에 작업실을 만드는 생각을 했어요. 진관동엔 북한산을 정면으로 향하는 낮은 주거단지와 오밀조밀한 상업 공간들이 거리를 따라 쭉 늘어서 있거든요. 다소 중구난방인 그 거리가, 마을만의 운치와 매력을 잘 살린 거리로 되살아나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그 거리의 한 자리에 제 작업실이 있고, 동참하고 싶은 사람들이 들르는, 제가 사는 동네의 가치를 제 힘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봤죠. 물론 곧 이사를 하게 되어서 진관동에서의 계획은 틀어지긴 했지만요. (웃음) 동네에 애정을 가지고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언젠가 꼭 초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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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어떠셨나요?
좋았던 부분,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을 알려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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