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D]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vol.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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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너머의 이야기
#재무-회계-기획 멀티플레이어 #예산 및 손익관리 #뉴욕러버 #역사덕후 #긍정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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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숫자에 강한 자와 숫자에 약한 자.
약간의 변주를 허용한다면 이런 경우도 있겠습니다. 숫자에 강해야만 하는 자.
오늘 만날 디앤디언은 바로 숫자에 강해야만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숫자로 실수하면 안 돼. 실수하면 돈이 없어지는 거야.”
팀장님의 한마디가 신입 사원의 가슴에 깊이 박혔습니다. 엑셀 수식조차 믿을 수 없게 된 그의 책상엔 그 후로도 몇 년 동안이나 쌀집 계산기가 자리를 지켜오고 있거든요.
그의 하루는 숫자로 시작해 숫자로 끝납니다. 그는 숫자로 회사의 오늘을 읽고, 어제를 복기하며, 내일을 설계합니다. 예산을 조율하고 손익을 분석해 최적의 경영 전략을 고민하는 일. 그의 일은 정교하면서도 조화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오케스트라 지휘와 닮았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선 예상치 못한 변수도 즉흥 연주의 일부가 되듯이요.
계산기를 지휘봉 삼아 숫자, 그 너머의 이야기를 연주하는 사람.
이번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은 애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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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애런! 창립 20주년 기념 영상 인터뷰 이후로 두 번째 인터뷰네요. 다시 만나 기뻐요. 오스틴의 지목으로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는데, 기분이 어때요? 저도 기쁘고 반갑습니다. 사실 입사하기 전부터 이미 인터뷰의 존재를 알고 있었어요. 회사 홈페이지에서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거든요. 면접 준비하면서 참고도 했었고요. 이젠 제가 그 인터뷰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네요. 오스틴과는 업무로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눴을 뿐, 큰 접점이 없었는데 이렇게 저를 지목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먼저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경영지원본부 성과혁신 파트에서 전사 예산과 손익 관리, 경영 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KPI 관리, 경영과 관련된 회의 준비와 보고 자료 작성 또한 저희 팀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예요.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회사의 실적과 손익 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알리는 보고 자료도 수시로 만들고요. 매년 11월에 있는 행복경영캔미팅 준비도 저희 팀에서 주도합니다.
손익을 다루는 일이라면, 재무나 금융팀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회계 업무 중에는 재무 회계 외에도 경영진이 내부적으로 관리하는 관리 회계라는 영역이 있는데, 이게 일종의 손익 관리예요. 또 금융팀이 실제 자금의 입출금 등을 관리한다면, 저희는 전체 자금의 흐름을 보고 상황을 판단하는 일을 해요. 상황이 좋지 않을 땐 주의를 요청하고, 좋을 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죠. 일종의 오케스트라 지휘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여러 개 있는 경우 중복되거나 숨은 비용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런 걸 찾아내고 통폐합해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만들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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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떤 경력을 거쳐오셨나요?
디앤디는 제 두 번째 회사고, 첫 회사에 입사해 재무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자금 담당 업무를 4년 반 정도 하고 나니까, 재무팀에서 계속 일을 할지, 아니면 다른 업무로 눈을 돌려볼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때 저에게 기회를 준 곳이 기획팀이에요. 감사하게도 데려가고 싶다고 하셔서. (웃음) 그땐 막연히 기획팀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고생도 많이 하지만 그만큼 대우해 주는 느낌이랄까. 회사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도 있었고요. 그렇게 기획팀으로 옮겨서 해를 거의 못 보는 생활을 하면서 쓴맛을 좀 봤어요. 이렇게 밤만 새다가 내 청춘이 다 끝나겠다 싶더라고요. (웃음) 그러면서 제 커리어를 되돌아봤어요. 재무로 시작해서 기획 업무도 어느 정도 해봤으니 이제 숫자 쪽으로 진로를 선택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때마침 회계팀에 기획팀으로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분과 자리를 트레이드했고 회계팀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재무, 기획, 회계까지 두루 경험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무척 능동적으로 회사 생활을 해오셨네요.
맞아요. 사실 재무팀으로 입사하면 재무팀으로 퇴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긴 하거든요. 세 부서를 두루 경험하니 한 곳에만 있었다면 볼 수 없었을 것들을 접하면서, 넓고 깊이 보는 관점이 생겼어요.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배운 것도 많았고요. 제가 처음 팀을 옮길 때 담당 임원분께서 해 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요.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그 말에 힘입어 더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평생 기억에 남기도 하죠. 디앤디에 입사한 계기가 있었어요?
창립 20주년 기념 영상 인터뷰 때도 말씀드렸었는데, 나름대로 의미 있는 스토리가 있어요. 디앤디에 오기 전에 재직한 회사가 공교롭게도 에피소드 강남을 시공한 건설사예요. 건설사 입장에서 디앤디는 주요 고객이자 경쟁사거든요. 그래서 이미 디앤디에 대해 잘 알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요.
그러다 2021년쯤에 디앤디에서 전자 인장을 도입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사실 건설업 쪽에 있는 회사들은 대부분 굉장히 보수적이거든요. 보수적인 회사에서 도장을 찍는 행위란 더욱이 보수적일 수밖에요. 그런데 디앤디에서 전자 인장을 도입하다니! 저로선 무척 충격이었어요. 이후에 벤치마킹을 위해 디앤디에 견학을 왔는데, 오피스가 혁신적이라 2차로 충격을 받았죠. (웃음) 견학 와서 담당자인 미셸에게 이것저것 많이 여쭤봤는데, 시스템 개발한 업체도 소개해 주시고 정말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어요. 덕분에 당시 재직 중인 회사에도 무사히 도입할 수 있었고요. 어쩌면 그때부터 디앤디를 동경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 마침 자리가 있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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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로 어느덧 입사 1주년이에요. 그동안 디앤디에서 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작년 11월에 있었던 행복경영캔미팅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작 전부터 주변에서 겁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웃음) 각오를 단단히 했음에도 역시 쉽지만은 않았어요. 단순히 보고 자료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4~5개년의 계획과 미래 전망을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보고 자료의 양이나 질을 떠나서 결국 그 내용대로 계속 해 나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니까요. 한 달 반 정도 임팩트 있게 보고를 준비하고 나니, 확실히 회사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 됐어요.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체득한 것도 있었고요. 제겐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특별히 마음에 와닿은 게 있었어요?
우리 회사는 업의 특성상 리스크를 많이 안고 가는 회사잖아요. 밖에서 시장 상황이 출렁이면 안에서도 좀 흔들릴 수 있는데, 경영진을 비롯해 구성원들이 다 함께 그런 위기의 순간들을 잘 견뎌오셨던 것 같아요. 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 그걸 피하고 모면하기보다 부딪히고 돌파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는 걸 느꼈죠. 사실 보고 자료를 준비하다 보면 보고를 위한 보고 같은, 별로 의미 없는 문구도 들어가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거의 없었어요. 드러낼 것은 드러내고 진솔하게 현황 분석에 집중하는 경영진들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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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야근 많이 할 때, 팀끼리 다 같이 저녁 먹으러 가던 뒷모습이 기억나요. (웃음)
래리, 조나단과 셋이 열심히 붙어 다녔죠. 유비, 관우, 장비처럼요. 나이순으로 제가 장비고요. (웃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서로에게 뭐가 필요한지 알 수 있을 정도였어요. 지금은 제이콥과 함께 더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신입사원 때부터 쓰는 애런만의 특별한 도구가 있다고요.
흔히 쌀집 계산기라고 부르는 계산기예요. (웃음) 신입사원 시절부터 쌀집 계산기를 썼으니, 저에겐 꽤 특별한 도구가 되었죠. 당시 팀장님이 저에게 계산기를 주시면서 두 가지를 당부하셨어요. ‘우리는 숫자로 실수하면 안 된다. 실수하면 돈이 없어지는 것이다. 엑셀도 믿으면 안 된다. 보고서에 들어가는 숫자는 반드시 스스로 계산해야 한다.’라는 거였어요. 그래서인지 계산기를 써야 한다는 게 강박관념처럼 자리 잡았죠. 계산기는 12자리 숫자가 나오는 게 있고, 14자리 숫자가 나오는 게 있거든요. 처음에 12자리 계산기를 쓰다가 나중에 14자리로 바꿨는데, 그때가 회사가 매출 2조를 돌파하면서 커졌을 때예요. 14자리여야 조 단위 계산이 가능하거든요. 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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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밖의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즐겨하는 취미 활동이 있어요?
퇴근하고 아내와 같이 헬스장에서 운동해요. 제가 귀가가 더 늦는데, 그래도 같이 시간 맞춰서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함께 가요.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축구도 하고요. 야근이 많았던 시기에도, 이렇게 틈틈이 운동해서 체력을 비축해 둔 덕분에 버틴 것 같아요. 아내와 해외여행 가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얼마 전엔 금요일에 하루 휴가를 내어 주말 동안 나고야에 다녀왔죠. 저는 해외여행을 갈 때면 꼭 그 도시의 역사를 먼저 찾아봐요. 책도 읽고요. 역사를 알고 나면 도시가 확실히 다르게 느껴져요. 과거를 살펴보면 현재의 모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사실 어렸을 때 제 꿈이 역사학자였기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웃음)
나고야는 어땠어요?
알고 보니 엄청 큰 공업 도시더라고요. 공업 도시 특유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어요. 나고야의 상위 행정구역이 아이치현인데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다 그곳 출신이에요. 그래서인지 아이치현 사람들은 ‘일본의 역사는 우리가 근본’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런데 한국인 관광객을 찾기는 어렵더라고요. 일본 내에서도 좀 노잼 도시 취급을 받는 것 같아요. (웃음)
우리나라의 대전도 떠오르네요. (웃음)
도시 배치가 대전과 비슷한 느낌이 있긴 해요. 일본에서의 포지션을 보면 울산 같기도 하고요. 일자리가 많고 소득 수준도 높거든요. 나고야와 대전, 울산 모두 관광할 거리가 많지 않다는 게 공통점이긴 하네요. (웃음) 그래도 웅장한 건축물도 많았고 음식도 맛있어서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여행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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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매력을 느꼈던 여행지를 꼽는다면요?
뉴욕이요. ‘세계 최고의 도시’라는 별명에 걸맞게 정말 압도적이더라고요. 아내와 저, 둘 다 완전히 반해버렸죠.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으니까요. 엠파이어 스테이트 같은 멋진 고층 건물들이 전부 1900년대 초반에 지어졌다는 사실도 놀라웠어요. 도시 한가운데 커다란 공원이 있어서인지 대도시답지 않게 공기도 상쾌했고요. 비행기가 지연되는 바람에 예정보다 하루 더 머무르게 되었는데 그것마저 운명이라고 느낄 정도였죠. 귀국해서 공항에서 짐을 찾고 있는데, 갑자기 아내가 석 달 뒤 뉴욕행 비행기를 예약했다는 거예요. 시간을 쪼개서 3박 5일로 또 갔어요. 아무튼 뉴욕이 최곱니다! (웃음)
회사에서 갑자기 뉴욕 프로젝트가 생겨서 파견 나가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
그런 기회가 정말 있다면 다 제치고 무조건 가야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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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엔 디앤디 AI 서비스 네이밍 공모전에서 1등으로 당선됐어요. <해리포터>의 명대사 ‘도비 이즈 프리!’가 떠오르는 이름이었죠. (웃음) 도비, 어떻게 만든 거예요?
도비 캐릭터와 발음이 똑같죠. (웃음) 제가 생각하기에 사람과 AI는 단순한 상하 관계가 아니거든요. AI는 사람의 명령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사람이 넥스트 레벨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존재니까요. ‘함께 일한다’라는 느낌을 살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do’와 ‘bi’를 결합해 단어를 만들었고, 도비라는 이름을 붙였죠. ‘두바이’로 할까, ‘도비’로 할까 고민하다가 도비가 좀 더 귀여운 어감이라 그걸 택했고요. 요즘 그룹 차원에서도 AI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구성원들에게도 활용을 권장하고 있잖아요. 이제는 진짜 사람과 AI가 같이 일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봐요.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는 더 나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ABCD(A Better Company, D&D) 활동의 일환이에요. 애런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는 어떤 모습인가요?
많은 분이 공감하시겠지만, 경쟁력 있는 회사는 결국 본원의 무기가 있고 그 무기에서 힘이 나오더라고요. 본원의 경쟁력을 단단히 갖추고 있어야 시장 환경에도 덜 구애받고 꾸준히 재무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자기만의 확고한 업이 있고 그걸 지속 가능하게 가져갈 수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자연히 기존의 구성원들은 회사에 자부심을 갖게 되고, 새로운 좋은 구성원들이 유입될 수 있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와 좋은 구성원. 너무 교과서적인 답변이었나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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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좋은 답변이에요. 결국 좋은 구성원들이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드는 거겠죠. 지금 우리 회사는 어떤 것 같아요?
지금까지 우리 회사가 잘 해왔다는 게 약간은 불안 요소로 느껴져요. 과거에 잘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굴곡이 있을 때 인내심을 갖기 어려울 수도 있거든요. 조금 처졌을 때를 견뎌내지 못하면 과거에 잘했던 것도 무색해질 수 있고요. 우리 회사는 지금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지나고 있다고 봐요. 더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서요. 시장 환경은 여러모로 좋지 않지만, 변화에 대한 의지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더 크게 성장할 거라고 믿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일에서든, 삶에서든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먼 미래의 이야기보단 올해 이루고 싶은 일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2025년이 을사년, 뱀의 해잖아요. 제가 뱀띠라서 이번 나고야 여행에서도 뱀이 그려진 지갑을 사 왔거든요. 뱀의 해를 기념하면서 저 스스로 ‘잘 해보자’라는 결의를 다지는 의미로요. (웃음) 해마다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 책을 꼭 읽어요. 거기서 본 내용이 ‘뱀은 영리하고 기회를 잘 포착하는 동물이고, 그래서 올해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똑똑하게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한 한 해’라는 이야기였어요. 그게 인상적이더라고요. 또 뱀은 허물을 벗으면서 끊임없이 변화해서 오래 산대요. 우리 회사도 올해 변화가 많을 텐데, 허물은 벗고 좋은 기회를 잘 잡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2세 계획이 있어서 저 역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순조롭게 잘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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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어떠셨나요?
좋았던 부분,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을 알려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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