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D]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vol.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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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마음으로
#안토니오가우디 #소통하는공간 #시니어주거 #타이탄의도구들 #존중과응원
제품 디자인으로 시작해 모델하우스, 호텔, 오피스, 시니어 주거에 이르기까지. 형식은 달라졌지만, 그가 추구해 온 디자인의 본질은 늘 같습니다. 바로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
매 순간, 그는 기다리기보다 직접 기회를 만들며 자신의 역할과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장해 왔어요. 그의 주체적인 커리어 여정은 불확실한 현실에서 매순간 방향을 고민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공간 하나하나에 치열한 고민과 진심을 담으며, 진정한 가치를 더해가는 사람. 원대한 목표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매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는 오늘의 주인공, 공간컨텐츠 Part 안토니를 만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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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윤국현)
프런티어본부 공간컨텐츠 P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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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안토니! 평소 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는 어떻게 보셨나요?
같은 파트인 왈콘과 루시아가 나온 적도 있어 잘 챙겨보고 있었어요. 평소에 잘 뵙지 못하던 분들, 자주 뵀어도 깊이 있게 대화를 못 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들을 수 있어 늘 감사하게 보고 있습니다. 각 개인의 특성에 맞게 다르게 질문 해주시는 점도 인상 깊었고요!
언젠가 나도 하지 않을까란 기대는 없으셨나요? (웃음) 솔직히 그런 기대는 없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저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블레이크에게 감사드립니다. (웃음) 디앤디에 온지 이제 2년 반 정도 됐는데, 주로 시니어 주거 등 신사업 위주로 일하다 보니, 온고잉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이 없었어요. 사업 Part나 스페이스ENG Part와도 자주 일하지만,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려서 누가 날 추천할까 싶었죠. (웃음)
그럼에도 블레이크의 추천으로 안토니를 만나 뵙게 됐어요. 블레이크와는 어떤 인연이 있으셨나요?
지금은 청량리 주상복합으로 변경되어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이전엔 에피소드 용두 프로젝트였어서, 그때 처음 블레이크를 만나게 됐어요. 그동안 사업팀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자주 보게 됐었죠. 블레이크는 워낙 친절하고 정이 많아서, 만나면 늘 기분 좋은 동료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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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간 콘텐츠 Part에 계시죠? 간단하게 파트 소개를 해주세요.
저희 파트는 공간을 이용하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사용자 경험 기반 솔루션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기능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그걸 넘어 콘텐츠로서 공간의 가치를 어떻게 더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죠. 건축이 건물의 외형과 구조를 만든다면, 저희는 그 안을 채우는 살이나 혈액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지역성과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간의 방향성을 설계하고, 고객의 삶에 진짜로 도움이 되는 공간을 만드는 걸 목표로 일하고 있어요.
거기서 안토니는 주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세요?
크게 보면 상품 기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고객 분석부터 입지, 기획 및 디자인 매니징 및 감리까지 전반적인 공간 PM 역할이라고 보시면 돼요. 디자인과 콘텐츠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전체를 조율하는 업무이죠.
현재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신가요?
크게 오피스와 주거, 두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오피스 부문에서는 ‘생각공장 구로’의 실시 설계를, ‘트리아츠 군포’에서는 기획 설계를 진행 중이에요. 두 프로젝트 모두 올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주거 부문에서는 ‘에피소드 용산’의 노마드 스테이를 담당하고 있어요. 작년에 진행한 12세대의 임대 세대가 좋은 반응을 얻어서 올해 추가로 20세대를 운영하게 됐어요. 다양한 세대 타입에 맞춰 풀퍼니시드를 구성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단기 임대 세대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차료를 받을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뿌듯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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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밸류혁신 Part와 합쳐지면서 파트가 커졌잖아요.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해요.
밸류혁신 Part가 가지고 있던 브랜드 마케팅 전략, 비주얼 전략, 사전 수요 확보 등의 업무가 공간컨텐츠 Part 안에서 함께 이뤄지고 있어요. 에피소드 디자인을 맡고 있던 지아가 오피스 솔루션 업무에 합류하면서 생각공장 구로와 트리아츠 군포를 같이 하고 있죠. 사실 저와 에리카는 주로 공간 베이스의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지아가 합류하면서 생각공장이라는 브랜드의 가치 측면에서 시각적 비주얼을 다뤄주고 있어, 공간을 구성할 때 훨씬 더 입체적인 접근이 가능해졌어요. 저희 입장에선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셈이에요. (웃음)
안토니는 원래 공간 디자인을 전공하셨나요?
지금은 공간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대학에선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휴대폰이나 가전제품을 주로 디자인했죠. 학생 때는 밤새는 일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고생한 결과물이 너무 빠르게 소비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조금 더 오래 남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러다 졸업할 때쯤 우연히 모델하우스를 보게 됐는데, 그 안에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면서, 오래 갈 수 있는 디자인이 많더라고요. 저런 곳에서 일하면, 다양한 디자인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건설사에 입사하게 됐어요.
그렇게 풀릴 수도 있군요! 실제 입사해 보니 어땠나요?
첫 회사였고, 상품 개발팀에서 11년을 있었어요. 처음에는 아파트 내 조명, 가구, 사이니지 디자인을 하다가 모델하우스 분양 관련 그래픽까지 맡게 됐죠. 당시 일하면서 모델하우스만 족히 100개 넘게 다녔을 거예요. (웃음) 그렇게 5년 정도 제품과 시각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좀 더 제 업무를 확장하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침, 호텔 관련 프로젝트가 팀에 떨어졌는데, 대표님과 밀접하게 일해야 하는 프로젝트라 다들 기피하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제가 먼저 해보고 싶다고 손을 들었죠.
자연스레 공간 디자인 쪽으로 발을 들이게 되었군요. 맞아요. 정말 재미있었지만, 정말 힘들었어요. (웃음) 호텔을 새로 오픈한다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거든요. 스탠다드룸부터 스위트룸까지 그 안에 들어가는 인테리어와 가구, 가전, 식기 제품부터 어메니티, 쓰레기통에 씌울 비닐봉지까지 하나하나 들여다봐야 했어요. 사실 아파트는 인테리어만 해 놓으면 고객이 직접 공간을 꾸미잖아요. 하지만 호텔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철학을 공간 안에 녹여야 하죠. 고객의 행태 하나부터 끝까지 파악해야 하는 일이라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만큼 매력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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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디앤디로 이직하게 된 계기는요?
10년 동안 작은 문손잡이부터 조경, 아파트 외관 디자인까지 다 하다 보니, 건설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시행사가 궁금해졌죠. 사실 건설사에서의 수주는 땅이 정해진 상태에서 건물을 짓는 개념에 더 가까워요. 어떻게 땅을 사고, 어떤 흐름으로 운영까지 이어지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디앤디는 상장사로서는 유일하게 토지 매입부터 개발, 운영, 자산 운용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하는 드문 회사잖아요. 이런 밸류 체인을 갖춘 회사가 많지 않아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었어요. 특히, 에피소드 홈페이지를 보고 ‘여긴 다르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어요.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분양 홈페이지와는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굉장히 젊고, 감각 있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고 하는 시도와 노력이 보여져서 저도 이 흐름 안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 디앤디에 오게 됐어요.
실제 와보니 어땠나요? 막상 와 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나요. (웃음)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느낀 ‘다름’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정말 많은 고민과 시도 끝에 나온 결과라는 걸 실감했죠. 디앤디가 주거,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호텔, 물류 등을 하는 회사라, 오피스도 한번 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오피스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어요.
오피스와 주거는 엄연히 다르잖아요. 기획하는 입장에서 각기 어떤 매력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개인적으로는 주거와 오피스의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주거는 24시간 머무는 공간이고, 소유 개념이 강해서 고객 경험에 더 민감하죠. 반면 오피스는 고객군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어서 공간의 목적이나 활용을 다르게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주거처럼 편안한 요소를 오피스에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계속 하게 되고요. 사실 예전에는 주거면 주거, 오피스면 오피스에 대한 공간의 정의가 명확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거의 구분이 없어졌어요. 특히 코로나 이후, 집에서도 일하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집 안에서 일하는 공간이 중요해졌고, 오피스 역시 휴식이나 웰니스에 대한 부분을 중요하게 보게 됐죠. 코로나 이후로는 둘의 경계가 많이 흐려진 것 같아요.
최근 오피스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트렌드가 있다면요?
로봇이나 AI 관련 기술을 오피스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부쩍 늘어난 것 같아요. 네이버 신사옥의 경우에도 해외에서 많은 문의와 실사가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기술이 집약된 오피스로 주목받고 있죠. 우리나라 오피스 시장도 이제는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얼마 전, 방문했던 HD현대 사옥도 인상 깊었어요. 웰니스, 로봇, AI 등 HD현대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기술적 방향이 오피스 공간 안에 잘 녹아 있었고, 그런 시도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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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진행하실 때 안토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나요? 공간을 계속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간의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돼요. 결국 이건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여러 유관 부서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잖아요. 각자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하나의 방향성에 동의하고 나아가야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는 공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전보다 얼마나 나아졌는지에 따라 그 프로젝트의 성공이 결정된다고 봐요. 안도 타다오 같은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공간을 왜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지 생각해 보면, 어떤 가치를 공간 안에 담고자 했는지 명확하게 보이거든요. 흔히 그걸 ‘컨셉’이라고 부르지만 저는 ‘가치’라는 표현이 더 적확하다고 봐요. 부동산 디벨로퍼 입장에서 보면, 같은 공간임에도 어떤 콘텐츠를 담느냐에 따라 공간의 의미와 활용도, 궁극적인 가치가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안토니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간이 있다면요? 새로운 경험을 주는 공간을 좋아해요. 갤러리든, 카페든, 리테일 공간이든 창의적인 공간을 보게 될 때, 희열을 느끼면서 절로 욕이 나와요. 잘하는 게 너무 부러워서요!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에요. 이탈리아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나 영국의 세인트폴 대성당은 전형적인 바로크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굉장히 특이한 형태의 건축 형식으로 되어 있죠. 앞면과 뒷면의 설계자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건물 안에서 서로 다른 건축 철학이 공존하고요. 전체적으로는 가우디가 설계했는데, 그의 독창적인 미감과 사고방식이 공간 곳곳에 드러나요. 그 공간에 들어섰을 때의 경외감은 TV나 인터넷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더라고요. 사실 제 이름인 ‘안토니’인 이유도 안토니오 가우디에서 따온 거예요. (웃음)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예술가였던 그를 닮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름에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국내에서 좋아하는 공간도 있을까요? 국내에서는 종묘를 가장 좋아해요. 종묘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유일무이한 한옥의 기운이 느껴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종묘에 가보면 일부 구간이 아스팔트로 되어 있는데, 일제강점기 시절에 일본이 우리의 ‘기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일부러 그 위에 아스팔트를 깔았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런 시도를 했는지 알 것 같았어요. 일본에는 없는, 한국만의 독특하고 강한 에너지가 깃들어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공간 자체로도,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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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에서 일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장소도 기억에 남지만, 오히려 너무 덥거나 태풍 때문에 힘들었던 날이 더 기억에 남기도 하잖아요. (웃음) 그런 맥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시니어 주거를 처음 다뤘던 경험이에요. 당시 회사에서 시니어 주거를 신사업으로 보고, 기존과는 다른 타깃층을 겨냥해 임대주거 시장을 확장해 보자는 전략을 세웠어요. 초고령 사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경영진의 혜안이 있으셨던 거죠.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실무자로서 시니어의 실제 요구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일본의 사례를 조사하고, 국내에서는 어떤 시니어 주거가 먼저 시작됐는지, 어떤 곳이 운영을 잘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죠. 실제 시니어분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제가 시니어가 아니다 보니 인터뷰가 잘 안됐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부모님, 장모님을 모시고 다니며, 관련 기관들을 인터뷰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의도치 않게 효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웃음) 또 당시 담당자였던 페페와 건국대에 있는 시니어 주거 1층 카페에 가서 심심해 보이시는 어르신께 인터뷰도 따고 했던 기억이 나요. (웃음) 막상 직접 부딪혀보니 확실히 피부로 느껴지는 게 다르더라고요. 지금 국내에도 몇몇 시니어 주거 사례가 있긴 한데, 대부분이 교육재단이나 의료기관에서 운영하는 형태예요. 민간 기업에서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든 건 거의 없었고, 그나마 롯데가 올해 처음으로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를 선보인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은 일종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시기를 겪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안 그래도 회사에서 시니어 주거 사업을 어떻게 진행 중인지 궁금했는데, 덕분에 해소가 됐어요!
시니어 대상 사업 특성상 더 많은 안전장치와 섬세한 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나 사회적 우려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마주하게 될 미래이기도 해서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 시장을 열어갈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그동안 일하시면서 성장의 경험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요?
‘성장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건, 변화의 폭이 넓어졌을 때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하나의 관점만 보고 판단하던 일을, 지금은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내가 성장하고 있구나 싶거든요. 사실 디앤디에서는 매일, 매달 다이내믹해요. 이전보다 2~3배는 더 집중해서 일하고 있다 보니, 성장 속도도 더 빠른 느낌이고, 그만큼 성장통도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웃음) 또한, 같은 파트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에리카 덕분에 성장의 경험을 자주 느껴요. 에리카는 오피스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해온 경험이 있어서 에리카를 통해 제 시야가 많이 넓어졌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의 존재가 정말 소중하죠.
에리카는 워낙 친절하고, 열정적인 동료예요. 에리카처럼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왜 이게 이렇게밖에 안 될까, 고심하고 변화를 갈구하는 열정적인 사람이 옆에 있어서 너무 좋아요. (웃음) 사실 이전에는 거의 혼자 일했기 때문에 동료와의 시너지를 느껴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에리카와 함께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받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일할 때의 바이브가 좋아서 저도 함께 힘이 나요.
에리카가 보면 감동하겠는데요! (웃음)
제가 가끔 고백해서, 아마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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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하기 위한 안토니만의 루틴이나 도구가 있다면요?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건데요. 일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계속 누군가와 협업해야 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팀장인 프레드를 비롯해, 팀원들, 임원분 등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편이에요. 정식으로 약속을 잡고 회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나가면서 툭 던지는 짧은 대화에서 의외로 실마리를 찾는 경우도 많아요. 두 번째는 책이에요. 생각의 차이로 생기는 스트레스나 마음의 균형이 흔들릴 때, 책이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줘요. 업무라는 게 매일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로 이슈가 발생하기도 하잖아요. 그럴 때 책이 제 멘탈을 잡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다독가는 아니지만, 하루에 10페이지는 꼭 읽으려고 노력해요.
하루 10페이지도 사실 쉽지 않죠.
목표를 크게 잡으면, 그걸 이루지 못했을 때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책하게 되더라고요. 목표를 작게 잡으면 그래도 오늘 이건 했으니, 성공이라고 가는 게 있어요. (웃음) 학생 때는 오히려 거창한 목표를 세웠다면, 요즘에는 작은 목표를 하나씩 잡고 그걸 이뤄내면서 오는 성취감을 가져가는 게 일하는 데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안토니의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됐던 책 한 권을 추천한다면요?
<타이탄의 도구들>을 네 번이나 읽었어요. 처음에는 너무 두꺼워서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금세 빠져들었죠. 작가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200명을 인터뷰하며 얻은 통찰을 엮은 책이에요. 타이탄이라는 단어가 성공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인데, ‘폭발적인 아이디어, 창조적인 습관과 디테일한 전략, 강력한 실행력을 갖춘 사람’을 의미해요. 책에는 타이탄들의 수많은 실패 사례와 그것을 어떻게 이겨냈는지가 나와요. 대단한 사람들도 결국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 싶은 순간들 덕분에, 자책 대신 용기를 얻게 됩니다. 저는 줄을 쳐가면서 책을 읽는 편인데, 처음에는 그어지지 않던 줄들이 다음에 읽을 때 새로 그어지기도 하고, 매번 저에게 오는 문장이 달라지더라고요. 책을 여러 번 읽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은 유일하게 네 번이나 읽은 책입니다.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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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이나 읽은 책! 영업이 되네요. (웃음) 안토니의 회사 밖에서의 삶도 궁금해요. 평소 즐기는 취미가 있나요?
아내와 함께 테니스를 즐겨요. 함께 친지는 1년 반 정도 됐어요. 처음엔 그저 공을 넘기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모르는 사람들과 쳐도 충분히 즐기면서 칠 수 있는 만큼 늘었어요. 코트의 총길이가 20미터 정도 되다 보니 그 안에서 격렬하게 움직이게 되고, 운동 효과도 꽤 있어요.
<이.달.동> 담당자로서 테니스 동호회 ‘라켓롤’이 사라진 게 아쉽네요. (웃음) 테니스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내와 함께 운동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보통 남자들은 농구, 축구를 좋아하는데, 아내와 함께하기는 어렵잖아요. 낚시는 더더욱… (웃음)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게 골프일 텐데, 저는 골프보다는 테니스가 좀 더 끌리더라고요. 더 격렬하고, 공을 정확히 맞췄을 때 오는 타격감이 정말 좋아요.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지만, 요즘은 실내 코트도 많아서 날씨 영향도 적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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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시면서 느끼는 회사의 장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복지나 환경 같은 건 사실 조금만 노력하면 따라잡을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공간을 기획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디앤디 만큼 다양한 업무를 해볼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아요. 주거, 오피스, 지산, 호텔 등 다양한 공간 안에서 설계, 디자인, 마케팅, 프롭테크, 운영까지 폭넓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니까요. 이 흐름 안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디앤디에 오고 싶었고요. 결국 어떤 가치로 어떤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는지가 사람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의 장점을 묻는 질문을 많이 했는데,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장점으로 꼽은 디앤디언은 처음이에요. 새삼 우리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드네요. (웃음) 같은 맥락일 것 같은데, 안토니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인가요?
‘존중’과 ‘응원’이 있는 회사요. 호주의 코미디언 팀 민친이 “우리는 각자의 똥구멍을 가지고 있다”고 한 적이 있어요. 좀 거칠게 표현했지만, 결국 모두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문화 위에 격려와 응원이 더해질 때, 회사도 개인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기 마련인데, 그걸 이겨낼 수 있는 힘은 결국 서로에 대한 존중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존중과 응원. 좋은 말이네요.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업무나 프로젝트가 있나요?
미국에서는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유통이 부실자산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미국 마트를 주거·문화 복합 공간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관심이 생겼어요. 미국 마트는 기본적으로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잖아요. 1층은 근생, 2층은 오피스, 3층은 주거 공간으로 바꾸는 거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일, 삶, 여가를 한데 담는 방식이 흥미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상품도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따라 다시금 사람을 불러 모으기도 하고, 활성화하기도 하잖아요. 지방 소멸 이야기가 나오는 지금, 디앤디가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누구보다 먼저 손 들고 참여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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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프로젝트네요! 안토니가 만드는 공간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싶나요?
결국은 ‘소통’인 것 같아요. 추상적인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공간에서 진짜 소통이 이루어지긴 어렵거든요. 하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래 머물고, 계속해서 영감을 주는 공간엔 분명 이유가 있어요. 가수가 음악으로 소통하듯, 공간 기획자도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르 코르뷔지에나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을 보고 있으면 기능을 넘어서는 어떤 감성이 있어요. 그런 공간들을 가보면, 내가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어떤 공간을 기획했는데, 그 공간에 방문한 사람이 제 기획 의도를 파악한다거나, 왜 이건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제 고민의 결을 따라와 준다면 되게 좋을 것 같아요.
벌써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이전에 저는 과거나 미래에 사는 사람이었어요. 과거에 했던 일을 후회하는 일이 많았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도 많았죠. 그로 인해 저 스스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었는데요,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보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고요. 물론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있지만 요즘은 그런 것들을 크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오늘을 더 잘 보낼 수 있을까에 집중하고 있어요.
멋진데요? 그럼 안토니의 가장 초단기 목표는 뭔가요? (웃음)
일단 지금의 목표는 이 인터뷰를 잘 마치는 것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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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언 릴레이 인터뷰, 어떠셨나요?
좋았던 부분,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을 알려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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